혹시 공사 계약마다 하자보증금율이 달라서 당황한 적 없으신가요? 같은 건축공사인데도 어떤 현장은 2%, 다른 현장은 3%로 책정되어 혼란스러웠던 경험, 많은 건설 실무자분들이 겪어보셨을 겁니다. “왜 이렇게 복잡하게 공사 성격에 따라 요율을 다르게 정해놓은 걸까?” 하는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텐데요. 이러한 차이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막고, 계약 관리를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자보증금율, 핵심만 먼저 확인하기
- 하자보증금율은 공사의 중요도와 하자 발생 시 사회적 파급력에 따라 차등 적용됩니다.
- 법률(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에서 공사의 종류(공종)를 명확히 구분하여 각기 다른 요율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이는 발주자를 보호하고 시설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입니다.
하자보증금율의 개념과 법적 근거
하자보증금이란 공사 완료 후, 즉 준공검사를 마친 뒤에 일정 기간(하자담보책임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하자에 대한 보수를 보증하기 위해 계약상대자가 발주처에 납부하는 금액을 말합니다. 이 금액을 산정하는 비율이 바로 ‘하자보증금율’입니다. 만약 시공사가 하자보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발주자는 이 보증금을 사용하여 직접 보수하거나 다른 업체에 맡길 수 있습니다. 이는 시설물의 품질과 안전을 확보하고, 국고의 손실을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하자보증금 제도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 및 그 시행령과 시행규칙,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지방계약법)’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습니다. 계약담당공무원은 이 법령에 따라 공사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금액에 정해진 하자보수보증금률을 곱하여 산출된 금액을 대가 지급 전까지 납부하게 합니다.
공사의 성격이 하자보증금율을 결정하는 이유
그렇다면 왜 모든 공사에 동일한 요율을 적용하지 않고, 공사의 성격에 따라 복잡하게 나누어 놓았을까요? 그 이유는 공사의 종류별로 중요도, 난이도, 그리고 하자가 발생했을 때 미치는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작은 창고 건물과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지하철 터널에 같은 하자보증금율을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터널이나 교량, 댐과 같은 중요 구조물에 하자가 발생하면 대규모 인명 피해나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중요 시설물 공사에는 더 높은 하자보증금율을 적용하여 시공사에게 더욱 무거운 책임을 부여하고, 철저한 품질관리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일반적인 공사는 낮은 요율을 적용하여 계약상대자의 부담을 덜어줍니다.
공종별 하자보증금율 상세 비교
법령에서는 공사의 종류, 즉 ‘공종’에 따라 하자보증금율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2조 및 지방계약법 시행규칙 제70조에 따르면 요율은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 하자보증금율 | 공종 예시 |
|---|---|
| 계약금액의 100분의 5 (5%) | 철도, 댐, 터널, 철강교설치, 발전설비, 교량, 상하수도구조물 등 중요구조물공사 및 조경공사 |
| 계약금액의 100분의 4 (4%) | 공항, 항만, 삭도설치, 방파제, 사방, 간척 등 공사 |
| 계약금액의 100분의 3 (3%) | 관개수로, 도로(포장공사 포함), 매립, 상하수도관로, 하천, 일반건축 등 공사 |
| 계약금액의 100분의 2 (2%) | 위의 공사 외 기타 공사 (정보통신공사, 전기공사, 소방시설공사 등) |
이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 기반 시설의 핵심이 되는 중요구조물공사에 가장 높은 5%의 요율이 적용됩니다. 특히 조경공사의 경우, 식재된 수목의 활착 여부 등 하자 발생 가능성이 높고 유지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중요구조물공사와 동일한 5%의 요율이 책정된 점이 특징입니다.
복합공사와 장기계속공사의 하자보증금율 적용 방법
실무에서는 여러 공종이 섞여 있는 ‘복합공사’나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계속공사’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 경우 하자보증금율은 어떻게 적용될까요?
복합공사의 경우, 각 공종 간의 하자 책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울 때는 ‘주된 공종’의 하자보증금율을 따릅니다. 예를 들어, 건축공사(3%)와 조경공사(5%)가 함께 발주된 계약에서 주된 공사가 건축이라면 3%의 요율을 적용하고, 조경이 주라면 5%를 적용하는 식입니다. 주된 공종의 판단은 과업내용서나 원가계산상의 비중 등을 고려하여 계약담당공무원이 결정합니다.
장기계속공사는 원칙적으로 매년 체결하는 연차계약별로 하자보수보증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연차계약별로 하자 책임을 구분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전체 공사가 완료된 후, 총공사 금액을 기준으로 한 번에 납부하게 됩니다.
하자보증금 납부 및 반환 절차
하자보수보증금은 준공검사 후 대가지급 전까지 납부해야 하며, 현금 또는 보증서로 납부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대부분 건설공제조합, 서울보증보험 등에서 발행하는 보증보험증권이나 보증서를 제출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는 건설사가 공사대금을 받기 전에 거액의 현금을 예치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입니다.
납부된 하자보증금은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종료되면 계약상대자의 요청에 따라 반환됩니다. 만약 여러 공종이 혼재되어 각 공종별로 하자담보책임기간이 다르다면, 기간이 만료된 공종의 보증금부터 순차적으로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하자보증금 납부 면제 대상
모든 공사에 하자보증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령에서는 특정 경우에 납부를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 계약상대자가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인 경우
- 계약금액이 3천만 원 이하인 소액 공사 (단, 조경공사는 제외)
- 구조물 해체공사나 모래 채취 등 공사의 성질상 하자보수가 필요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면제 대상에 해당하더라도, 하자 발생 시 보증금을 납부하겠다는 내용의 지급각서나 이행각서를 제출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하자보증금율이 공사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체계적인 시설물 관리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입니다. 계약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해당 공사의 정확한 공종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하자보증금율을 확인하는 것은 성공적인 계약 이행과 정산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관련 법규와 산정 기준을 꼼꼼히 체크하여 예상치 못한 문제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